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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ketball Story

'슈팅가드' 김병철의 후계자는 누구?

고려대 시절부타 나의 농구 우상이었던 김병철 선수의 후계자에 대한 기사다.
 
깔끔한 돌파와 외곽슛 그리고 어시스트 능력 등으로 허재의 뒤를 이은 한국 농구의 마지막 슈팅가드
 
이제는 그의 장점을 더욱 발전 시킬 차세대 슈팅가드가 나오길 기대한다.
 

'슈팅가드' 김병철의 후계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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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국농구는 프로 출범 후 심각한 빅맨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선수 비중을 줄이고 수준을 낮추는 제도 변화와 함께 장신자 발굴 및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올 시즌 장신 선수들이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정통 슈팅가드에 대한 갈증도 없지 않다. 전성기 허재의 농구에 매료된 농구팬들은 다양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특급 슈팅가드를 기다렸다. 물론 허재 이후 정통 슈팅가드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대구 오리온스의 김병철(34·185cm)이 최고의 슈팅가드로 평가된다.

▲ 김병철, 왜 최고의 2번인가

전성기 허재의 플레이에서 많은 농구팬들은 슈팅가드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화려한지 목격했다. 그러나 슈팅가드가 속 빈 강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슈팅가드는 전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재주가 많아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포인트가드 못지않은 드리블과 시야 그리고 패스워크를 지녀야 한다. 또한, 언제든 외곽에서 슛을 터뜨리고 돌파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갖춘 데다 화려함과 경외감을 덧칠한 전성기의 허재는 일종의 행위예술자와 같은 존재였다.

허재가 포인트가드와 스몰포워드까지 넘나든 것에 비해 김병철은 선수생활 내내 주로 2번, 즉 슈팅가드로 활약했다. 김병철은 굉장히 많은 재주를 지닌 선수다. 안정적인 드리블과 볼핸들링, 외곽슛과 돌파, 패스와 속공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경험이 쌓인 30줄을 넘긴 뒤에는 스스로 강약을 조절하며 팀원들까지 챙길 정도로 플레이가 완숙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졌으며 효율적으로 발전했다. 김병철은 슈팅가드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빅맨들보다 많은 자유투를 유도해낼 정도로 상대 수비에 위협적인 존재다. 김병철은 올 시즌 국내선수 중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5개가 넘는 자유투를 얻고 있다.

슈팅가드로서 김병철의 트레이드마크는 두 가지로 대변된다. 2대2 플레이와 속공 플레이가 바로 그것이다. 외국인 빅맨과 함께 펼치는 김병철의 2대2 플레이는 국제대회에서 김주성 등과도 좋은 호흡을 보인 바 있다. 45도 지점에서 볼을 가진 채 빅맨의 스크린을 이용해 돌파와 외곽슛 그리고 패스라는 3가지 공격루트를 만들어 다양한 상황을 연출한다. 물론 돌파 후 쏘는 점프슛도 빼놓을 수 없는 김병철만의 강점이다. 게다가 속공에서 재빨리 달려나가 접시를 올려놓는 듯한 레이업슛과 오픈 3점슛은 김병철의 오래된 트레이드마크다. 공격루트가 매우 다양하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이다. 물론 수비가 약하다는 것은 김병철의 오래된 약점이기도 하다.

▲ 김병철의 후계자들

프로농구 출범 후 김병철을 제외하면 마땅한 슈팅가드가 등장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재다능함을 갖춘 선수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슈팅가드로서 김병철의 존재가 더욱 두드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프로 초에는 외국인 가드들도 꽤 많았고, 국내선수들도 골밑에서 나름대로 활약하던 시절이었다. 오히려 정인교나 조성원처럼 단신 슈터들이 위력을 떨쳤다. 조성원은 폭발적인 외곽슛과 무서운 돌파 그리고 가공할 만한 속공 마무리로 농구의 참맛을 느끼게 했지만 선수생활 내내 공식 포지션은 가드가 아니라 포워드였다. 결국 김병철 다음 세대에서 슈팅가드 후계자들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김병철 이후 슈팅가드로 활약한 선수로는 조우현(전자랜드), 조동현(KTF), 황진원(KT&G), 전형수(모비스)를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조우현이나 전형수는 슈팅력을 비롯한 개인 공격력에서는 단연 두드러졌으나 시야가 좁고 '볼허그(ballhug)' 기질이 강했다. 슈팅가드로서 다양한 플레이를 연출하고 창출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조동현과 황진원의 경우에는 수비에서 먼저 진가를 발휘했다. 두 선수 모두 수비가 강하고 골밑 돌파가 날카로우며 컷인 플레이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외곽슛의 들쭉날쭉함이 최고 슈팅가드로 가는 길에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

최근 들어 두각을 보인 선수로는 아무래도 강혁(삼성)이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데뷔초만 하더라도 전문 수비수로 명성을 떨치며 자기 자리를 잡은 강혁이었지만, 서장훈 입단 후 볼을 갖고 플레이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뽐내기 시작했다. 강혁의 2대2 플레이는 김병철 못지않다. 날카롭고도 묵직한 골밑 돌파와 점프슛도 비슷하다. 오히려 어시스트 능력은 더욱 위협적이다. 다만 외곽슛이 약하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3시즌 동안 강혁의 3점슛 성공률은 29.7%밖에 되지 않는다. 강혁 외에도 강대협(동부)이 뒤늦게 식스맨 성공신화를 쓰며 최근 슈팅가드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강대협의 돌파력은 국내 정상급 수준이다.

▲ 정영삼과 이광재

김병철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5.7분을 뛰고 있다. 오리온스 팀 내 1위이자 출전시간 부문 전체 7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매경기 팀에서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할 정도로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김병철이지만 어느덧 베테랑이 됐다. 김병철의 뒤를 잇고 있는 선수 중 최근 가장 각광을 받은 강혁과 강대협도 각각 1976년생·1977년생으로 서른 줄에 ?b>諍?상황이다. 강혁과 강대협은 김병철과 달리 공격과 함께 수비에서도 진가를 발휘한, 그들만의 특색을 지닌 슈팅가드로 보는 것이 옳다. 이제는 진정한 후계자를 찾아야 할 시기다. 다행히 올 시즌 프로농구에는 김병철의 뒤를 이을 후계자들이 등장했다.

‘황금어장’이었던 올 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되며 작은 이변을 일으킨 전자랜드 정영삼(23·188cm)은 김병철 후계자 1순위로 손꼽힌다. 건국대 시절부터 인정받은 다이내믹한 골밑 돌파는 많은 팬들을 매료시켰다. 최희암 감독이 포인트가드로 기용하는 것을 고려했을 정도로 정영삼은 시야나 패스워크도 나쁘지 않다. 볼을 질질 끄는 법도 없다. 무리하지 않는 안정적인 플레이는 때때로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받지만 분명 정영삼의 강점이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정영삼은 평균 11.7점·2.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3점슛에 대한 자신감이 아직 완전치 않지만 미들레인지에서 활발한 공격으로 벌충하고 있다. 게다가 자유투를 잘 얻어내는 효율적인 득점원이며 승부처에서 무서운 해결사 본능을 과시한다는 점도 정영삼이 김병철과 닮은 부분이다.

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뽑힌 동부 이광재(23·188cm)도 주목할 만하다. 이광재는 연세대 시절부터 3점슛이 좋은 선수였다. 슛터치가 남달라 한 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터지는 폭발력도 있었다. 하지만 프로 진출 후에는 슈터로만 한정되지 않은 채 비교적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스피드가 있어 속공에도 곧잘 가담하고 골밑 돌파도 날카롭다. 슛 타점이 높아 미들레인지에서 다양한 플레이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아직 코트를 조망하는 시야와 패스워크가 다소 부족하지만 출전시간이 늘어나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대학시절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가 프로에서 놀라울 정도로 발전한 것이 대단히 고무적이다. 경험을 쌓고 여유를 가진다면 김병철의 후계자로 손색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병철은 매년 회춘하고 있지만 이제 엄연히 노장이라는 사실은 화석처럼 단단하다. 이제 농구팬들은 정영삼과 이광재가 김병철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슈팅가드로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농구 슈팅가드 포지션의 세대교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사진> 김병철-정영삼-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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